요즘 ‘작가’라는 단어가 참 가볍게 쓰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SNS에 글만 쓰면 작가가 되고, 유튜브에 영상만 올리면 크리에이터가 되죠. 물론 나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에코 크리에이터’를 자처하는 입장이라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득 든 생각은, 정말 ‘글을 쓴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거예요.

며칠 전 한국일보의 기사를 읽었는데, 출판계에서 ‘작가’라는 호칭이 남발되면서 정작 깊이 있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묻힌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책을 내야 작가라 불렸는데, 지금은 블로그에 10개만 써도 작가라고 부르는 분위기라는 거죠. 물론 나도 블로거지만, 좀 찔리더라고요. 실제로 지인 중에 책을 두 권이나 냈음에도 ‘작가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어색해하는 분이 계세요. 그분 말로는 작가란 ‘생계를 글쓰기로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기준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SNS에서 팔로워가 몇천 명만 넘어도 ‘인플루언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협찬을 받는 경우를 보면, 과연 기준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요.
사실 나도 가끔 ‘에코 크리에이터’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콘텐츠를 만든다고 스스로를 소개하지만, 그게 진짜 전문성일까 싶거든요. 그냥 관심이 많고, 쓰는 게 취미일 뿐인데. 그러다 보니 ‘창작자’와 ‘작가’ 사이의 간극이 내게도 적용되는 느낌이었어요. 예를 들어, 작년에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에 참여한 글을 썼는데, 그 글이 예상보다 큰 반응을 얻었어요. 댓글에는 ‘전문가시네요’라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 나는 검색해서 정보를 모은 일반인에 불과했거든요. 그 순간 ‘아, 이게 작가의 무게인가?’ 싶었어요. 내 글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부담이 밀려왔죠.
그런데 며칠 전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리뷰를 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그곳에서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를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소개하더군요. 콘텐츠의 형식보다 메시지와 영향력에 주목한 거예요. 즉, 작가인지 아닌지는 권위나 전통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전달하는 내용과 태도에 달렸다는 뜻이겠죠. 이 전시에서는 유튜브에서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작품으로 인정받았는데, 그분은 구독자가 1만 명도 안 됐지만 메시지의 깊이와 꾸준함이 인상적이었대요. 한 관람객 인터뷰에서 ‘그의 영상을 보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작가의 역할 아닐까요?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퇴근 후에 블로그를 쓰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그 시간 동안 나는 ‘에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리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정리된 글을 누군가 읽어준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인지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미 ‘작가’일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아직 책은 안 냈지만요. 특히 지난주에 쓴 ‘제로웨이스트 샴푸바 사용 후기’에 한 독자가 ‘덕분에 플라스틱을 줄였어요’라는 댓글을 남겼을 때, 내 글이 실제 변화를 만들었다는 기쁨이 컸어요. 그 순간 ‘작가’라는 호칭이 부담이 아니라 자부심으로 느껴졌죠.
이런 고민은 비단 나만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최근 위키백과의 ‘작가’ 항목을 보면, 작가를 ‘문학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면서도, ‘넓은 의미로는 저술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법적으로만 보면 블로거도 작가가 맞긴 한데, 사회적 인식은 아직 ‘책을 낸 사람’에 머물러 있는 거죠.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최근에는 ‘크리에이터 작가’라는 신조어도 생겼더라고요.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시를 연재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은 책을 내지 않았지만 팔로워 5만 명에게 매일 시를 선물하고 있어요. 그분을 작가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아마도 우리는 ‘작가’의 정의를 확장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결국 중요한 건 타이틀이 아니라, 내가 쓰는 글에 얼마나 진심을 담느냐일 거예요. 나는 내 블로그가 ‘에코 크리에이터’라는 좁은 틀에 갇히지 않길 바라요. 가끔은 일상도, 시사도, 영화 리뷰도 쓰고 싶어요. 그것이 진짜 ‘에코홀릭’의 모습이니까요. 예컨대, 얼마 전 본 영화 ‘그린북’의 리뷰를 썼는데, 환경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인간의 편견에 대한 이야기가 오히려 환경 운동의 근본을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그런 크로스오버가 블로그의 매력이 아닐까요?
| 구분 | 전통적 작가 | 현대적 크리에이터 |
|——|————|——————|
| 매체 | 종이책 | 디지털 플랫폼 |
| 권위 | 출판사/평단 | 구독자/트래픽 |
| 창작 속도 | 느림 (1~2년) | 빠름 (매일/매주) |
| 수익 모델 | 인세 | 광고/후원 |
표를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지만, 결국 두 길 모두 ‘글’로 소통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나는 그 중간 어디쯤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 직장인이라는 현실과 블로거라는 취미 사이에서. 하지만 이 표는 또한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줘요. 전통적 작가도 이제는 SNS로 독자와 소통하고, 크리에이터도 책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잖아요.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나는 계속 쓸 거예요. 물론 ‘작가’라고 불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보다는 내 글을 통해 누군가가 작은 위로나 영감을 받길 바라요. 그게 진짜 에코 크리에이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늘도 내일도, 나는 그냥 쓰는 사람으로 남을게요. 그리고 언젠가, 내 글이 모여 작은 책이 된다면, 그때는 좀 더 당당하게 ‘작가’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